조선 중기의 학자, 자는 치도(致道), 호는 수암(遂菴) 또는 한수재(寒水齋)라 했으며, 본관은 안동이다. 집의 권격(權格)의 아들이며, 우참찬 권상유(權尙游)의 형이다. 송준길(宋俊吉)·송시열에게 배웠다. 현종 1년(1660)에 진사가 되고, 성균관에 들어가 수학하던 중 현종 10년(1669) 송시열이 허적(許積)과 불화해 사직하자 유임시킬 것을 상소했다. 앞서 효종 10년(1659)에 있었던 자의대비(慈懿大妃)의 복상 문제로 송시열이 관작을 추탈당하고, 숙종 1년(1675)에 덕원(德源)으로 유배되고 남인들이 집권하자 벼슬을 버리고 청풍(淸風)의 산중에 은거하여 학문에 힘쓰고 제자들을 모아 유학을 강론하며 정주(程朱)의 서적을 교정했다. 숙종 15년(1689) 기사환국(己巳換局)으로 송시열이 다시 제주도에 안치되고 사약을 받자, 달려가서 이별을 고하 고 스승의 의복과 책을 유품으로 받아 돌아왔다. 그리고 스승의 유언에 따라 괴산의 화양동(華陽洞)에 만동묘(萬東廟)를 세워 명나라의 신종(神宗, 임진왜란 때 파병했음)·의종(毅宗, 명이 망하자 자살함)을 제향하고, 숙종의 뜻에 따라 대보단(大報壇)을 세웠다. 숙종의 총애를 받아 29년(1703)에 찬선(饌膳), 이듬해에 호조참판에 이어 해마다 이조참판·판윤·이조판서, 43년(1717)에는 좌찬성에 이어 우의정·좌의정, 경종 1년(1721)에는 판중추부사에 임명되었으나, 사직소를 올리고 나가지 않았다. 이이(李珥)를 조종(祖宗)으로 하여 송시열에게 계승된 기호학파(畿湖學派)의 지도자로 이이의 기발리승일도설(氣發理乘一途說)을 지지했다. 그의 문인 한원진(韓元震)과 이간(李柬)이 인물성편재문제(人物性偏在問題)로 논쟁을 하자 인·물·성이 동일하다는 이간의 학설(洛論)에 대해, 인과 물은 성이 각기 다르다는 한원진의 학설(洛論)을 지지함으로 논쟁이 더욱 확대되어 기호학파는 마침내 양분되었다. 글씨에도 뛰어났으며, 저서로는 『한수재집(寒水齋集)』『삼서집의(三書輯疑)』가 있으며, 충주의 누암서원(樓巖書院)·제천 황강서원(黃岡書院)·정읍 고암서원(考巖書院)·성주 노강서원(老江書院)·보은 산앙사(山仰祠)·예산 집성사(集成祠)·송화 영당(影堂) 등에서 제향되고 있다. 시호는 문순(文純)이라 했다. 제천시 한수면 송계리에 충청북도기념물 제18호로 지정된 황강영당(黃江影堂)과 수암사(遂庵祠)가 있고, 묘소는 충주시 동량면 손동리 속실에 있으며, 송환기(宋煥基)가 지은 묘갈(墓碣)이 있다.